모자들의 교향곡 55부-3

야설

모자들의 교향곡 55부-3

타요아빠 0 401 0 0

낮이라서 아무도 없는 집에 돌아와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불과 3일동안 집에서 떨어진거였지만 마치 3년만에 돌아온것처럼 낯설기도 하고 매우 반가웠다. 짐을 내려놓은 태수는 책방으로 전화를 해보았지만 엄마가 전화를 하고있는지 통화중이었다. 목욕을 하고나오니 그동안 잠을 못잤던 피곤이 갑자기 온몸을 엄습해 왔다. 시계를 보니 엄마가 돌아올려면 3시간정도를 더 기다려야 했다.
[한시간정도 눈을 붙히고 저녁을 차려놓은다음 버스정류장으로 나갈까?]
그러나 방안에 자리를 깔은 태수는 머리를 베개위에 눕히자마자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버스정류장에 태수가 마중나올줄로 기대했던 혜영은 그가 없는것을 보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루종일 그의 얼굴을 볼 생각으로 가슴이 설레였어서 허탈감이 들기도 했다.
[지금 나오는 중이나?]
그나마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집쪽으로 걸어갔으나 계속 아들의 모습이 보이지않자 그가 마중나오는 기대를 포기해 버렸다.
[아마 집에서 저녁을 하고있는가 보다]
그러나 집에 들어가보니 모든 불이 꺼져있어서 놀랍고 의아스러웠다.
[아직 안들어왔어? 틀림없이 낮에 온다고 그랬었는데?]
조심스럽게 태수의 방에 들어가서 불을 켜보니 이불을 덮고 곤히 자고있는 아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모습을 본 혜영은 섭섭하기도 하고 은근히 화가 나기도 하였다.
[내가 저를 얼마나 보고싶어 했었는데 기다리지도 않고 잠을 자냐?]
다시 불을 끄고 나갈려다가 잠자고 있는 태수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처음에는 태수가 떠날때 단지 그와 떨어져 있는다는게 싫었을 정도였지만 3일동안 혼자 있으면서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몹시 사뭇쳤다는게 놀라웠다. 날이 갈수록 공허함이 들어 태수의 얼굴이 계속해서 떠올랐고 그를 보고싶어 하는 마음도 더욱 깊어만 갔다. 혼자 잘때도 아들의 넓은 품안이 그리워서 마치 상사병에 걸린 사람처럼 슬프고 안절부절 하곤 했다. 그녀가슴속에 아들의 존재가 이정도로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을줄은 미처 몰랐었다. 잠시 태수옆에 앉아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니 섭섭함과 화는 금새 사라지고 그자리에 반가움과 애정이 대신하고 있었다.
[명숙이가 아들을 군대보내면 혼자 어떻게 살까하고 걱정하던데 나는 그애보더 더 하겠네]
혼자 몇년을 지낼 생각을 하니 두려움이 들어 코트를 벗고 태수가 덮고있는 이불속으로 살며시 들어갔다. 따듯하고 푸근한 아들의 품안을 접하니 마음속이 편온해지고 그에게 안기고 싶은 애절함이 생겼다. 그래서 팔을 올려 그의 가슴을 안자 별안간 태수가 잠결속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언제 오셨어요?"
"조금 전에. 많이 피곤해?"
"그동안 잠을 좀 못자서요"
시계를 본 태수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죄송해요, 엄마. 한시간만 자고 저녁을 차린다음 정류장에 나갈려고 했었는데....."
"괜찮아. 배는 안고파?"
"네. 엄마는 시장하시죠? 들어가서 옷갈아 입으세요. 저는 그동안 저녁을 차려드릴테니까요"
그러자 혜영은 입가에 미소를 띄면서 일어나 앉았다.
"내 걱정말고 피곤할텐데 더 자라"
그리고는 방안을 나갈려고 일어서는데 뒤에서 태수가 그녀를 끌어안고 다시 눕혔다. 그의 품안에 들어온 혜영은 잠에서 완전히 깨어있는 태수의 얼굴을 말없이 쳐다보았다.
"그동안 엄마가 너무나 보고싶었어요"
그말에 혜영은 가슴이 뭉클해지며 온몸에서 힘이 빠졌다.
"나도 매일 네가 보고 싶었어"
혜영의 입에서 목이 잠긴 소리가 나오자 태수는 그녀를 더욱 바짝 껴안으며 뜨거운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밤새도록 태수는 엄마와 사랑을 불태웠다. 엄마를 원하는 마음이 그칠줄을 몰라 계속해서 그녀의 육체를 찾았고 엄마도 그를 놓치지 않는다는듯이 그의 몸을 붙잡고 모든걸 내던졌다. 쌓여있는 피곤함도 잊은채 지칠줄 모르는 열정으로 태수의 성기는 수그러 둘줄을 몰랐고 엄마는 몇번이고 오르가즘을 맞았다. 대화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고 방안에서는 가끔마다 들리는 사랑의 속삭임과 헐떡거리는 신음소리들만이 울러퍼지고 있었다. 겨우 잠이 들은 그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또다시 사랑을 나누고 거친 호흡을 내쉬며 누워있었다. 엄마는 기력을 모두 상실했는지 조금도 움직이지를 못하며 태수의 품에 가만히 안겨있었다.
"헉헉..... 어떻게 너는 지칠줄을 모르니? 이러다가 하나밖에 없는 아들 잡겠다"
그말에 태수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살포시 키스를 해주었다. 얼마가 흐르고 그녀의 숨소리가 진정되자 그는 그윽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엄마걱정 많이 됐었어요"
"얘는 수학여행가서 재미있게 놀 생각은 하지않고 무슨 내걱정을 하니?"
말은 그렇게 했어도 기분은 좋은지 엄마의 입가에서는 행복한 미소가 떠나가지를 않았다.
"제가 없어서 외로우시지 않으셨어요?"
"생각보다 많이 허전하더라. 그런데 유진이가 매일 책방에 와줘서 그런데로 견딜만 했어"
"유진이누나가요?"
"응. 네가 없어서 심심하겠다고 찾아와서 말동무 해주더라. 남인데 그렇게나 마음써줘서 무척 고맙더라. 애가 그나이답지 않게 생각이 깊고 정이 많은거 같애"
뜻밖의 말을 들은 태수는 가만히 천창을 응시하고 있었다. 지난 몇주동안 유진에게 경계심이 들어 그녀앞에서 말을 할때 저도모르게 긴장을 하고 조심스러워 했었다. 하지만 자신이 없는동안 엄마를 챙겨주었다니 여간 고마움이 드는게 아니었고 그동안 그런 마음이 들었던 자신에게 자책감이 들기도 하였다.
[유진이누나한테 내가 빚을 너무 많이 지는구나. 앞으로는 더 잘해줘야지.....]
그가 아무런 말을 하지않자 엄마는 고개를 돌려 진지한 어조로 물었다.
"넌 유진이같은 애를 어떻게 생각하니?"
"착하고 고맙게 생각해요"
"그런거 말고 나중에 네배우자감으로 말이야"
그러자 태수는 고개를 얼른 돌려 궁금함이 들어있는 엄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거기에 대해서는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어요. 엄마는 며느리감으로 유진이누나가 마음에 드세요?"
"오래동안 지켜봤더니 나무랄데가 없는 애더라. 그만한 애를 만나기도 힘들고. 하지만 너와 결혼하는것에 대해서는 난 별로야"
"왜요? 누나가 저보다 나이가 많아서요?"
"처음에는 나도 너보다 나이가 많은 며느리를 맞기를 원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것도 아닌데 그런 좋은 애가 있으면 당연히 결혼해야지"
"그런데요?"
착잡함과 간절함이 깃든 엄마는 그를 물끄러미 보며 입을 열었다.
"결혼이라는거는 두사람만이 하는게 아니야. 두집안이 인연을 맺는거지. 네아빠와 결혼했을때 네외갓집에서 반대가 심했었거든. 그것때문에 오래동안 서로 불편했었어. 그래서 사돈을 맺는다는게 중요한거야"
"그럼 엄마는 유진이누나집에서 반대할거란 말씀이세요?"
"모르지. 보통 비슷한 집안들끼리 하잖아. 그러기에는 우리집이 너무 기울고....."
"....."
"하지만 내가 제일 걱정하는거는 유진이가 집에서 사랑을 별로 못받는다는 거야. 너도 그건 알고있지?"
"네"
"네가 형제나 친척없이 외롭게 자라서 내마음같아서는 네처가집이 너를 가족처럼 대해주는 따듯한 집이었으면 좋겠어"
"....."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다지만 처가집과 연락을 안하고 지내면 얼마나 기분 안좋고 불편하겠니? 네자식들도 너처럼 외롭게 자라게 되고. 그러니 네배우자를 선택할때는 그런것도 고려하면서 결정해. 알았지?"
"명심할게요"
속으로는 결혼할 마음이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태수는 엄마가 이렇게 자상하게 마음써주는게 고마워서 깊이 새겨들었다.
"이제 그만 일어나자. 아침먹고 나갈 준비를 해야돼"
"제가 책방에 나갈테니 엄마는 집에 계세요"
"아니야. 고단할텐데 오늘은 잠이나 푹 자도록 해"
"하나도 안피곤해요. 유진이누나한테 엄마를 돌봐줘서 고맙다는 말도 할겸 제가 나갈게요. 집에 있으면 심심해서 그래요"
"그럼 네마음대로 해"
엄마가 웃으며 간신히 몸을 일으키는데 문득 생각이 든 태수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동안 선규엄마를 만나신적이 있으세요?"
"아니. 왜?"
"선규도 저처럼 아줌마가 혼자 잘 지내고 계신지 걱정하더라고요. 매일 전화 하던데요"
그러자 엄마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애가 이제 드디어 철이 드는가 보구나. 그렇게나 저엄마 속이나 썩이더니"
그러면서 태수와 함께 웃던 그녀는 다시 돌아보며 물었다.
"그나저나 곧 네생일이 다가오는데 뭐 가지고 싶은게 없니?"
그말에 태수는 속으로 은근히 놀랬다. 국민학교를 졸업한 이후로는 그냥 엄마가 해주는 미역국이나 잘 차린 저녁상을 받았을뿐 생일선물을 받은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녀가 뭘 원하느냐고 물어본적도 없었고 거기에 대해서 섭섭함이 없는 그는 없는 집안살림을 알기때문에 생일선물을 바라지도 않았었다.
"엄마가 옆에 있는데 제가 뭘 더 바라겠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그래도 이번만큼은 내가 뭘 해주고 싶어서 그래"
"전 정말 괜찮아요"
"그러지 말고 뭐라도 좋으니 말해봐"
그와 남녀관계를 맺고난뒤 맞는 첫생일이어서 그런지 그녀의 얼굴은 무어라도 해주고 싶은 간절한 눈치였다. 그래서 계속 거절하기도 뭐하다 싶어 잠시 생각하던 태수는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모기만한 소리로 말을 꺼냈다.
"저기, 있잖아요....."
"걱정하지 말고 말해"
"저기, 한복입은 모습을 보여주시면 안되요?"
"한복?"
"네. 구정때 시골에서 봤던 엄마가 너무 예뻐 보였거든요"
얼굴이 새빨개진 태수를 동그랗게 뜬 눈으로 보던 엄마는 그만 폭소를 터트렸다.
"한복입은걸 다시 보고 싶었어?"
"네"
"그거 말고 또 없어?"
"그거밖에 없어요"
한참동안 웃던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헐떡거리는 호흡으로 간신히 대답했다.
"네가 원하는데 당연히 입어야지. 그렇게 보고싶었다면 진작에 말하지 그랬어?"
"....."
"무슨 요즘애가 옛날걸 좋아하니?"
태수가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이자 엄마는 그를 껴안으며 애교있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네생일날 새색시처럼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있을게"
그러자 태수는 얼굴이 밝아지며 웃고있는 그녀에게 사랑이 넘치는 입맞춤을 했다.

명숙은 혼자 아침을 먹고 있었다. 선규는 어제 돌아오자마자 곯아떨어져서 아직까지 일어날줄을 몰랐다. 어제 그가 돌아왔었을때는 은근히 긴장을 하고 있었다. 그가 수학여행에서 그녀가 잘 있는지 매일 전화해주는것이 고맙고 흐뭇했었지만 계속해서 혜영와 같이 지내라고 채근해서 기분이 점차적으로 이상해져 갔었다. 처음에는 그녀가 걱정되서 한 말로 여겼으나 나중에는 그가 볼멘소리로 말하는게 마치 의처증걸린 사람처럼 느껴져 아들에게 감시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선규가 돌아왔었을때 거기에 대해서 화를 낼줄 알았으나 그냥 싱긋 웃기만 할뿐 별다른 말도 하지않고 잠이 들어서 일단은 안심을 했었다. 그러나 그가 깨어난뒤 무슨 말이 나올지를 몰라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분명히 저가 없는동안 내가 혹시나 딴남자를 만날까봐 불안해 했던거 같은데 왜 그러지? 이때까지 같이 살았으면서 저엄마를 그렇게도 모르나?]
한숨을 쉬며 밥을 먹은다음 선규의 가방에서 빨래감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꼬깃꼬깃한 옷들을 세탁기안에 집어넣다가 문득 손수건이 눈에 들어왔다. 구겨져 있는 손수건을 보니 군데군데 딱딱하게 굳은 자국들이 보였다. 의아심이 들어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들은 바로 지난 1년전에 그녀의 속옷에 묻어있었던 자국들과 똑같았다. 그래서 냄새를 맡아보니 짐작했던대로 정액님새였다.
[얘가 수학여행가서 자위를 했나? 놀기 바빴을텐데 왜 그런 짓을 했지? 하여튼 남자들이란.....]
피식 웃으며 손수건을 세탁기안에 넣던 머리속에는 퍼득 다른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가만있어봐. 얘가 나와 관계를 맺은 이후로 한번도 자위한적이 없었는데. 내가 옆에 있어서 자위는 더이상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었잖아. 그사이에 무슨 생각이 났었나?]
남자들이 시도때도없이 성욕이 올라 여자가 없을때는 자위로 욕구를 푼는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오래동안 안하던 짓을 한걸 보니 매우 의심이 갔다. 저도모르게 기분이 언짢아진 명숙은 손수건과 남은 옷들을 세탁기안으로 집어던지고 화장실을 나왔다. 


55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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